기념관 건립

인천지역 열사 및 희생자

김주리

1993.8.8 운명, 당시 29세
  • 1964년

    2월 전남 목포 출생
  • 1982년

    이화여대 정외과 입학
  • 1989년

    우진상사, 진영물상입사
  • 1992년

    해고자들과 함께 미모사 설립
  • 1993년

    7월 미모사 근무 중 화상, 한강성심병원에 입원
  • 1993년

    8월 8일 화상 후유증으로 운명

열사의 삶과 죽음

김주리 열사는 이화여대를 다니며 현실의 모순을 알게 되었고,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을 하다 노동자로 살아갈 것을 결심하고 미싱을 배워 취업하였다.

부평공단과 주변 봉제공장에서 활동하다 해고당한 후 동료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생산 공동체를 만들었다. 열사가 죽기 전 모든 것을 바쳤던 ‘미모사’는 봉제공장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노동조합 결성과정에서 해고된 봉제 노동자들의 생계를 해결하고 스스로 주인 되는 공장을 이루기 위한 생산 공동체였다.
두 손을 펴서 창문을 가리면 대낮에도 깜깜해지는 지하 공장에서 모두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힘써 일했지만 낮은 단가와 불안정한 주문 상황은 여전히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요구할 뿐이었다. 특히 책임자였던 열사는 가장 먼저 출근했고 해고 투쟁으로 인한 동료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밤을 새우는 일이 허다했다. 설상가상으로 가공임을 떼어먹히는 일까지 생겨 돌아온 대가는 너무나 보잘 것 없었지만 열사는 더 열심히 투쟁하고 조직하라며 동료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자신에게 쓰는 것을 아까워했다. 항상 수수한 잠바차림에 예쁜 얼굴로 소탈하게 웃음 짓던 열사는 96년 7월 6일 작업 중 화재 사고로 32일간의 투병 생활 끝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열사들의 품을 떠나고 말았다.
열사는 병원에 누워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불에 타 터지고 오그라든 입으로 일 못 해 죄송하다며 자신을 탓했고 팔이 썩어들어가고 화기가 파고 들어가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힘들어서 어쩌냐며 오히려 주변 동료들을 걱정해 주었다.


 

추모의 글

봉제여성노동자, 주리의 죽음 중에서
이미숙(인천 청산골 봉제인의 집 ‘더하기회’회장)


인천의 봉제1번지 청천동 주택가의 4평 남짓한 지하창고에 4대의 미싱을 둔 봉제 하청공자 ‘미모사’는 해고의 서러움을 함께 나누고, 생계대책을 스스로 세워 나갔던 봉제여성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자 꿈과 희망의 공동체였다. 그러나 지난 7월 6일 오전 9시경에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이 미모사를 뒤덮은 불길은 봉제공장을 스스로 운영하며 살아보겠다던 여성노동자들의 노력과 김주리 열사 31년 청춘을 한순간에 살라버리고 말았다.
화재의 원인은 밤새 새어나온 취사용 프로판가스. 물을 끓이려고 불을 켜는 순간 순식간에 불을 뒤집어 쓴 주리 열사는 잠바를 벗어던지고 뛰쳐나와 지나가는 자가용을 세워타고 근처 병원으로 달려갔다. 화상정도가 심해 다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다가 32일 만에 결국 우리의 곁을 떠나고 만 김주리 열사.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환자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병세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는데, 완쾌되어 돌아 올 주리 열사를 생각하며 대책회의를 구성, 치료비도 마련하고 미모사도 다시 재건하고자 주변 동료들이 백방으로 애쓰고 있었는데… 주리가 갑자기 죽다니. 너무 어이가 없고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이 기막힌 소식을 듣고 비통과 허탈함으로 치를 떨고 하늘을 원망했다. 하나님 착하고 예쁜 주리를 왜 우리 곁에서 빼앗아 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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